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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페리 꽃 축제 - 4

2010. 9. 4. 04:14 | Posted by liberto
 디엘린 씨 부부는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거의 모든 손님들이 페리 꽃 축제를 보러 가기 위해 아침 일찍 깨워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손님들이 모두 아침식사를 원했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식사를 준비해야 했다. 디엘린 부인은 눈을 뜨자마자 서둘러 남편을 깨웠고, 옷을 갖춰 입은 뒤 딸들을 깨우러 나갔다. 디엘린 씨도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디엘린 부인은 먼저 첫째 딸 올리비아의 방문을 열었다.

 "리아야. 어서 일어나. 오늘은 무지 바쁜 날이란 거 알잖아."

 올리비아가 실눈을 뜨며 기지개를 켰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올리비아의 얼굴엔 아직 잠기운이 가득했다. 디엘린 부인은 올리비아가 일어나는 것 같자 지체없이 에네리스의 방으로 이동했다.

 "에리야. 일어나라. 아침부터 바쁘니까 빨리빨리 일어나."

 에네리스는 반응이 없었다. 디엘린 부인은 방 안에 들어가 딸을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에리야! 빨리 일어나. 바쁘다니깐!"
 "어…일어날게. 오 분만 이따…"

 에네리스는 눈도 뜨지 않고 대답했다. 어젯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잔 여파가 남아있는 것 같았다. 디엘린 부인은 얼굴을 찌푸리며 에네리스가 덮고 있는 이불을 확 끌어당겼다.

 "아야야야… 이제 일어났어."

 이불이 당겨진 여파로 바닥에 뒹군 에네리스가 게슴츠레하게 눈을 뜨고 말했다.

 "이런 날은 잘 일어나면 안 되겠니. 매년 이래서야 시집이나 제대로 가겠어?"

 디엘린 부인이 핀잔을 주고 일하러 나갔다. 여관의 숙박인원 전체가 먹을 만큼(약 3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려면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다.
 디엘린 씨도 옷을 갖춰입고 방문을 나섰다. 그러나 디엘린 씨는 굳이 란츠를 깨울 필요가 없었다. 디엘린 씨가 방을 나서는 것과 거의 동시에 란츠도 방문을 열었다.

 "아버지. 안녕히 주무셨어요?"
 "오냐, 잘 잤냐?"

 부자는 일상적인 아침 인사를 하고 각자 할 일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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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하마는 란츠가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별로 못 잔 것 같은데 벌써 아침인가. 고맙네."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인걸요. 식사는 방에서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식당에서 하시곘습니까?"
 "아, 고용주 부부 몫까지 일단 사 인분 준비해 주고 기다리게."
 "알겠습니다."

 란츠가 나간 뒤 바하마는 졸타를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어제 술을 그렇게 먹었는데, 일어날 수 있으려나…"

 바하마는 졸타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일 분 가까이 몸을 뒤척이기만 할 뿐 일어날 생각을 않는 졸타를 보며 슬슬 포기하려던 즈음 졸타가 오만상을 찌푸리며 간신히 눈을 떴다.

 "으 머리야… 뭐한다고 아침부터 깨우고 지랄이냐?"

 졸타의 말에 바하마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소리야? 얼른 고용주들 데리고 꽃 보러 안 가면 계약금 못 받을지도 몰라."
 "아 그렇지. 머리아픈데 너 혼자 갔다오면 안 되겠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고용주들 깨우고 올 테니 그 때까지 정신 차리고 있어."
 "알았다."

 바하마는 방을 나서 삼 층에 묵고 있는 고용주들의 방으로 향했다. 방문 앞에 도착한 바하마는 문을 가볍게 두드리며 약간 큰 목소리로 말했다.

 "클레제 씨, 클레제 부인. 일어나야 될 시간입니다."

 방 앞에서 몇 번을 불렀지만 안에서는 대답이 없었다. 바하마는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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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부턴 잡담.
 명탐정 코x 이라거나 소년탐정 김xx 이라거나 셜x 홈x 라거나 하는 시리즈라면 이쯤에서 문은 잠겨 있고 창문은 당연히 잠겨 있고 열쇠는 물론 방 안에 있고 그 외에 환풍구라든가 하는 것들은 있으면 안 되는 상황이 연출되겠지만... 이건 탐정 소설이 아니죠. 낄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