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 센스를 처음 알게 된 건 스포일러를 통해서였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개그글에
식스 센스가 개봉한 영화관 앞을 지나가는 버스 안에서 '누가 XX다!'(내가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씌어 있었지만 혹시라도 아직 영화도 안 봤고 스포일러도 안 당한 사람들을 위해 자체 검열)하고 소리치더라
는 내용이 있었던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개그글이라고 포장하고 자연스럽게 스포일러를 해놨다. 작성자가 의도한 건가?)
그때 당시 난 식스 센스라는 영화가 있는지도 몰랐고, 스포일러 내용이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차츰 각종 매체를 통해 식스 센스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고, 내용을 스포일러당해 봐도 별 의미 없을 거라 생각하고 관심을 끊었었다.
그리고 오늘 정말 어쩌다 보니 끌려서, 식스 센스를 보게 되었다. 별 생각 없이 유명한 영화니까 한 번 봐놓으면 좋겠다, 정도의 생각을 하고 보기 시작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식스 센스는 꼭 반전만이 가치있는 영화는 아니었다는 걸.
장르 구분을 보니 스릴러/공포로 돼 있던데, 난 스릴러보다는 드라마에 더 점수를 높게 주고 싶다. 요새 나오는 자극적인 영상들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식스 센스에 나오는 귀신들은 딱히 많이 무섭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영화 전체의 구성과 이야기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다. 영화를 보고 울었던 게 얼마만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식스 센스에 대해 스포일러당하고 영화 자체에 관심을 끊은 분이 있다면 영화를 한 번 보기 바란다. 식스 센스는 반전 없이도 충분히 훌륭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