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한 마디,
이 글은 특정 인물, 단체 등과 상관이 없습니다.
이렇게 쓰지 않으면 이름 모를 법에 저촉되어 쇠고랑을 찰지도 모르니
지갑을 탈탈 털어 나온 내 마지막 동전
한 쪽에는 학 그림과 오백원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고
반대쪽엔
1994
500
한국은행
이라고 새겨져 있는,
이제는 때가 타 빛나지도 않는 내 마지막 동전
순간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동전과 파란 껍데기의 초콜릿가공품을 바꾼다
삼 분 뒤에는 분명히 후회하겠지만
엄선된 고급 코팅 아몬드가 18% 함유된 중량 36g짜리 초콜릿가공품에서
아몬드 맛을 느끼지 못한 것은 내 혀가 둔한 탓이니 회사를 탓하진 말아야지
약간은 푸석푸석하고 약간은 쫄깃한,
아무래도 아몬드 맛은 느껴지지 않는 과자를 꼭꼭 씹어삼키며
배고픔은 한 조각씩 오는 길에 뱉어두었고
집에 돌아와 의자에 앉아 마지막으로 한 일이 시를 뱉어내는 일
오백 원을 온데간데없이 삼켰으니
오백 원만큼 일을 해야지
그러니 이 시의 가격은 오백 원
사갈 사람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