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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과 무지개

2008. 9. 21. 19:23 | Posted by liberto

구름들이 모여 사는 아름다운 동산이 있었어요.
뭉게구름, 양떼구름, 버섯구름, 실구름, 먹구름...
많은 구름들이 여기저기 몰려다니며 즐겁게 지내고 있었어요.

구름동산 한 끝에는 무지개를 만드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어요.
종이를 기~일게 잘라서, 줄을 긋고, 일곱빛깔 물감으로 칠하면...
짠!
무지개가 완성됐어요.

완성된 무지개를 창문에 대고 부채로 부쳐주면
무지개가 하늘로 하늘로 훨훨 날아가서 하늘을 예쁘게 장식해요.

구름들은 무지개를 보면서 박수치고 좋아했어요.

어느 날, 먹구름이 무지개를 보면서 생각했어요.
'나도 무지개처럼 예뻐지고 싶다...'

어떻게 하면 먹구름이 예뻐질 수 있을까요?

먹구름은 다른 구름들을 찾아다니며 물어봤어요.

"어떻게 하면 예뻐질 수 있을까요?"

"모르겠어요."
"글쎄요..."
"모르겠는데요."

먹구름은 슬퍼졌어요.
아무도 먹구름이 어떻게 하면 예뻐질 수 있는지 모르는 거에요.

먹구름은 고민 끝에 무지개를 먹어보기로 했어요.

와그작와그작. 냠냠. 쩝쩝쩝.

하지만 아무리 무지개를 먹어도 먹구름은 예뻐지지 않았어요.
다른 구름들은 먹구름을 싫어하기 시작했어요.

"먹구름이 무지개를 먹는대."
"자기가 밉게 생겨서 무지개를 싫어하나 보지?"
"예쁜 무지개를 없애다니..."
"먹구름을 쫓아내자!"

결국 먹구름은 구름동산에서 쫓겨났어요.

여기저기 방황하던 먹구름은 무지개가 떠오르는 곳을 발견했어요.
먹구름은 자연스레 그 쪽으로 향했어요.

무지개를 만들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나자 먹구름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어요.

"얘야, 무엇이 그렇게 슬프니?"
"할아버지..."

먹구름은 대답하지 못하고 울기만 했어요.

"허어...그렇게 울지만 말고 말을 해 보려무나."

얼마나 울었을까, 먹구름은 진정하고 할아버지에게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저도 예뻐지고 싶어요. 그래서 무지개를 먹었는데..."

이야기를 들은 할아버지는 잠시 생각하더니, 작업실로 먹구름을 데려갔어요.

"여기 앉아 보려무나. 내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눈에 물감이 들어갈지도 모르니 눈을 감고 있으렴."

할아버지는 먹구름에게 색을 칠해주기 시작했어요.
빨간색, 노란색, 주황색, 초록색, 파란색, 남색, 보라색...

색칠이 끝나자 먹구름은 온데간데 없고 무지개색 예쁜 구름이 앉아있네요!

"자, 됐다. 이제 눈을 떠보렴."

무지개구름은 눈을 뜨고 자기 모습을 보았어요.
색색으로 칠해진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할아버지, 고마워요."

그리고 무지개구름은 구름동산으로 돌아가지 않고 무지개를 여기저기로 나르며
할아버지를 도와주는 일을 했어요.

먹구름이 지나가면 비가 오고, 나중에 무지개가 뜨는 이유는 먹구름이 무지개를
가져오기 때문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