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시

엄마를 부탁해

liberto 2009. 4. 6. 14:26

그 책은 물잔을 옆에 둬야 하는 책이었소

한 장 한 章을 읽을 때마다 목을 축였다오

때로는 안경을 벗고 심호흡을 해야만 했소

 

그 책은 나의 이야기가 적혀 있는 책이었소

한 장 한 章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저렸다오

때로는 고향에 있을 그리운 이름 불러보았소

 

그 책은 음악과 함께 하기엔 좋지 않은 책이었소

한 장 한 章을 읽을 때마다 귀를 닫았다오

때로는 무언가 들린다는 것에 깜짝 놀랐소


그 책은 몇백 쪽의 짧은 책이었소만은

나는 그 책의 마지막 장을 읽지 못했소

그 책은 아직도 씌어지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