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을 묻은 묵직한 구름
제트스키가 된 자동차들
가로등 불빛을 긋는 빗방울
인도에 생긴 실개천을 지나는 축축한 발걸음
연인의 손길처럼 감겨오는 거미줄
걸음걸음마다 어깨를 조이는,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배낭
그림자와 단 둘이 오붓하게
집으로 가는 길
보름달을 묻은 묵직한 구름
제트스키가 된 자동차들
가로등 불빛을 긋는 빗방울
인도에 생긴 실개천을 지나는 축축한 발걸음
연인의 손길처럼 감겨오는 거미줄
걸음걸음마다 어깨를 조이는,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배낭
그림자와 단 둘이 오붓하게
집으로 가는 길
딸깍
전화가 끊기면
수화기 너머의 네가
그제야 마음에 들어온다.
조금만 더 일찍
네 말에 귀기울이고
내 사랑을 전했더라면.
다음에는 꼭
전화가 울리면
책을 덮고 게임을 끄자.
다짐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걸려오는 전화가 없네.
안경 밑에 닿는 눈발이 서러워서
녹은 눈에 한 방울을 보탰다.
입꼬리를 스치는 물방울이
점점이 발자국을 덮는 밤
젖은 발자국을 따라 흐르는 후회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추억했다.
자글자글한 입꼬리는
매일 밤 나눈 대화가 남긴 것
깊게 파인 보조개는
내게 미소지은 흔적
눈가의 잔주름은
서로를 바라본 세월
이제는 검은색보다 흰색이 많아진 머리카락은
우리가 함께한 시간
어제의 아름다움에 오늘의 미를 덮어
내일 더 사랑스러울
그대여
모니터에 비친 창 밖에는 시간이 흐른다.
이십삼 도의 실내에서 반팔티를 입고
키보드를 두드리며 바라보는
모니터에 비친 창 밖에는 계절이 흐른다.
마우스를 딸깍거리며 찾아보는
전혀 새롭지 않은 최신 뉴스를 띄우는
모니터에 비친 창 밖에는 사건이 흐른다.
어제 봤던 이에게 내일 또 인사하며
매일 앉는 책상에 앉아 바라보는
모니터에 비친 창 밖에는 사람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