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팔다 보면 참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보게 된다.
별 희한한 걸 찾는 사람들도 보게 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어떤 일본인이었는데, 무려 편의점에서 낫토를 찾더라.
편의점에서 김치 팔기 시작한 것도 얼마 안 됐는데, 웬 낫토ㅡㅡ?
두부 찾는 사람이야 이해가 간다. 간간히 두부를 파는 편의점도 있으니까.
(여긴 안 팔지만.)
약을 찾는 사람들은 은근히 많다. 연고 종류부터 먹는 약까지 다양하게들 찾는다.
하지만 여기서 약을 팔면 죽어라 공부해서 약대 간 사람들은 뭔가?
'병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라는 말도 있고.
먹거리에 대한 취향의 다양성도 놀랄 만하다.
난 커피, 차 종류에 대해서는 문외한인데, 어떤 사람든 특정 브랜드 커피, 특정 맛만 찾더라.
커피 4병인가를 한 번에 사 갔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교환하러 온 사람도 있었다.
무슨무슨 맛이 아니면 안 된다는데, 개인적으론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 사람이 찾는 맛이 없어서 결국 반품처리 했다.
그 사람도 귀찮았겠지만 개인적으로 무지 귀찮았다.
그거 반품처리 하고 도로 진열해놓기가 얼마나 귀찮은지는 알 사람은 안다.)
은근히 케잌을 찾는 사람도 많다.
뭐, 보아하니 누구 생일인데 케잌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거겠지.
12시~1시 사이에 케잌을 찾는 사람이 다른 시간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이 이 추측을 뒷받침한다.
개중에는 무려 28000원 씩이나 하는 하X다X 아이스크림 케잌을 사가는 사람도 봤다.
뭐, 케잌 찾는 거야 이해하는데, 편의점에서 꽃을 찾는 사람은 또 뭔가?
팔 리가 없잖아? 무슨 전문 원예사(맞나?)가 알바 뛰는 것도 아니고.
그건 그렇다 치자. 그럼 꼭 따라오는 질문이 있다.
'이 근처에 꽃 파는 집 없나요?'
왜 없겠나, 당연히 있지. 내가 아는 꽃집만 반경 50m 이내에 2개는 되는데. 모르는 데까지 합치면 더 있을지도.
하지만 물어보는 시간대가 좀 그렇잖아?
새벽 2시에 문 여는 꽃집이 우리나라 어디에 있겠나. 꽃집이 편의점이야?
아 왜 한영키는 맛이 가서 메모장을 열게 하는데? 귀찮게시리.
여튼, 750원짜리 우유 하나 사고 10만 원짜리 수표 내미는 사람도 봤다.
안 받을 수도 없고 거슬러주긴 했는데, 인간적으로 귀찮았다.
만 원짜리 아홉 장을 세는데, 까딱 잘못 세기라도 하면 손해가 막심하니 얼마나 떨리던지.
뭐, 지금 생각나는 건 이 정도고...다음에 추가할 일이 있을진 모르겠다.
이래저래 이상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일이다, 이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