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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9.23 추석
  2. 2018.12.31 전화
  3. 2018.07.20 세로드립
  4. 2018.01.08 눈 내리는 밤
  5. 2017.01.17 골동품

추석

2021. 9. 23. 16:48 | Posted by liberto

보름달을 묻은 묵직한 구름

제트스키가 된 자동차들

가로등 불빛을 긋는 빗방울

 

인도에 생긴 실개천을 지나는 축축한 발걸음

연인의 손길처럼 감겨오는 거미줄

 

걸음걸음마다 어깨를 조이는,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배낭

 

그림자와 단 둘이 오붓하게

집으로 가는 길

 

전화

2018. 12. 31. 16:06 | Posted by liberto

딸깍


전화가 끊기면

수화기 너머의 네가

그제야 마음에 들어온다.


조금만 더 일찍

네 말에 귀기울이고

내 사랑을 전했더라면.


다음에는 꼭

전화가 울리면

책을 덮고 게임을 끄자.


다짐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걸려오는 전화가 없네.

세로드립

2018. 7. 20. 15:43 | Posted by liberto

고놈 참 귀엽네.

노란 무늬를 가진 흰 고양이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이었다.

도도한 듯 새침한 듯, 녀석은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고 나를 마주보았다.

로드 자전거 옆에 앉아 빤히 올려다보는 눈빛,

모란과도 같은 자태를 보며 나는 직감했다.

보물과도 같은 인연이 지금 찾아온 거라고.

소중하게 녀석을 감싸안고 집에 들어온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오늘은 녀석이 곁을 떠난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조촐하게 와인 한 잔 따라놓고 추억을 떠올려본다.

초코렛에 유난히도 관심이 많던 그 녀석. 이제는 마음껏 먹을 수 있을까.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 바로 가서 놀아줘야 했었지.

토라지는 모습마저도 사랑스러웠던 그 녀석.


포도주가 목구멍을 넘어가고, 눈물은 눈구멍에서 흘러넘친다.

호랑아, 너는 천국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

눈 내리는 밤

2018. 1. 8. 20:02 | Posted by liberto

안경 밑에 닿는 눈발이 서러워서

녹은 눈에 한 방울을 보탰다.


입꼬리를 스치는 물방울이

점점이 발자국을 덮는 밤


젖은 발자국을 따라 흐르는 후회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추억했다.



골동품

2017. 1. 17. 10:54 | Posted by liberto

자글자글한 입꼬리는

매일 밤 나눈 대화가 남긴 것


깊게 파인 보조개는

내게 미소지은 흔적


눈가의 잔주름은

서로를 바라본 세월


이제는 검은색보다 흰색이 많아진 머리카락은

우리가 함께한 시간


어제의 아름다움에 오늘의 미를 덮어

내일 더 사랑스러울

그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