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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2009. 4. 6. 14:37 | Posted by liberto

가장 둥근 달을 올려보며

달을 잡으러 길을 나선다

 

무엇인가 풀벌레 소리가

안개처럼 바닥에 깔린 길

전설 한두 개를 머금은 듯

은회색 달빛을 받은 길엔

그림자만 내 뒤를 따른다

 

이슬 머금은 풀을 헤치고

땅에 등을 대고 위를 보면

은하수 양쪽에 직녀 견우

직녀 견우를 내려보는 달

손잡고 하늘을 산책한다

 

달을 향해 힘껏 손을 쥐면

어느새 빠져 나와 유유히

하늘을 산책하고 있는 달

주먹 안에 남은 건 허무와

다음 번엔, 하는 아쉬움 뿐

 

그림자를 앞세우고 걷는

침대를 향한 힘없는 걸음

다시 가장 둥근 달이 되면

전설이 깔린 길을 따라서

달을 잡으러 가야지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