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고 말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놈이었다
3년동안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차였을 때
대학에서 입학원서를 받아주지 않았을 때
한 달간 일한 알바비를 떼어먹혔을 때
술에 떡이 된 취객에게 떡이 되도록 맞았을 때
그는
밤 10시에 남산 꼭대기에 섰고
서울대와 연세대를 산책했고
인사동의 화랑을 구경했고
솔제니친의 수용소의 하루를 읽었고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다고 말했다
세상에서 제일 멍청한 나의
가장 친한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