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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해당되는 글 36

  1. 2009.04.06 산책
  2. 2009.04.06 엄마를 부탁해
  3. 2009.03.12 탐구
  4. 2009.01.13 산책
  5. 2008.12.17 白骨難忘

산책

2009. 4. 6. 14:37 | Posted by liberto

가장 둥근 달을 올려보며

달을 잡으러 길을 나선다

 

무엇인가 풀벌레 소리가

안개처럼 바닥에 깔린 길

전설 한두 개를 머금은 듯

은회색 달빛을 받은 길엔

그림자만 내 뒤를 따른다

 

이슬 머금은 풀을 헤치고

땅에 등을 대고 위를 보면

은하수 양쪽에 직녀 견우

직녀 견우를 내려보는 달

손잡고 하늘을 산책한다

 

달을 향해 힘껏 손을 쥐면

어느새 빠져 나와 유유히

하늘을 산책하고 있는 달

주먹 안에 남은 건 허무와

다음 번엔, 하는 아쉬움 뿐

 

그림자를 앞세우고 걷는

침대를 향한 힘없는 걸음

다시 가장 둥근 달이 되면

전설이 깔린 길을 따라서

달을 잡으러 가야지 하며

엄마를 부탁해

2009. 4. 6. 14:26 | Posted by liberto

그 책은 물잔을 옆에 둬야 하는 책이었소

한 장 한 章을 읽을 때마다 목을 축였다오

때로는 안경을 벗고 심호흡을 해야만 했소

 

그 책은 나의 이야기가 적혀 있는 책이었소

한 장 한 章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저렸다오

때로는 고향에 있을 그리운 이름 불러보았소

 

그 책은 음악과 함께 하기엔 좋지 않은 책이었소

한 장 한 章을 읽을 때마다 귀를 닫았다오

때로는 무언가 들린다는 것에 깜짝 놀랐소


그 책은 몇백 쪽의 짧은 책이었소만은

나는 그 책의 마지막 장을 읽지 못했소

그 책은 아직도 씌어지고 있으니

탐구

2009. 3. 12. 02:07 | Posted by liberto

삶은 무지를 쌓아가는 과정
아는 것은 머리 밖으로 밀어내고
눈은 모르는 것에 고정시킨다

세상에서 나만이 모르는 일이 있다는 느낌은
얼마나 짜릿했던가

삶은 무지를 쌓아가는 과정
나는 오늘도 책 바깥을 향한다

산책

2009. 1. 13. 21:00 | Posted by liberto
보름달이 떠
달 그림자가 방 안에 들어오는 날,
무언가에 홀린 듯 산책을 나간다.

알 수 없는 풀벌레 소리
자욱히 안개처럼 피어오른 길은
달빛을 받아 은빛 회색으로 빛나고
하늘에는 조각구름이 달빛을 반사한다.

물가로 내려가면
차분히 흐르는 물 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어우러져 음악이 된다.

풀밭에 누워 위를 쳐다보면
하늘을 가로지른 은하수를 사이에 둔
견우성과 직녀성이 보이고
이유 없는 눈물이 한 방울, 툭, 떨어진다.

누가 볼새라 얼른 눈가를 부비고
눈물 한 방울만 강물에 띄워둔 채
돌아오는 길에는 달 그림자만 뒤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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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싸이에 있는 것을 퍼온 것.
2004년 9월 2일자로 올라와 있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썼을까ㅡㅡ? 고3때였는데...

白骨難忘

2008. 12. 17. 05:05 | Posted by liberto

하이얀 白骨이 누워있오.
저것은 나의 아들이오.

아니, 저것은 나의 아들이 아니오.
당신의 기억 속에서 까맣게
썩어문드러진 한 줌의 뼛조각이오.

밤하늘에 아들의 비명이 울려퍼지오.
당신은 듣지 못했나 보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오.
촉촉히 젖은 별이 촘촘히 박혀있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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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骨難忘(백골난망) :
백골이 되어서도 잊을 수 없는 일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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