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둥근 달을 올려보며
달을 잡으러 길을 나선다
무엇인가 풀벌레 소리가
안개처럼 바닥에 깔린 길
전설 한두 개를 머금은 듯
은회색 달빛을 받은 길엔
그림자만 내 뒤를 따른다
이슬 머금은 풀을 헤치고
땅에 등을 대고 위를 보면
은하수 양쪽에 직녀 견우
직녀 견우를 내려보는 달
손잡고 하늘을 산책한다
달을 향해 힘껏 손을 쥐면
어느새 빠져 나와 유유히
하늘을 산책하고 있는 달
주먹 안에 남은 건 허무와
다음 번엔, 하는 아쉬움 뿐
그림자를 앞세우고 걷는
침대를 향한 힘없는 걸음
다시 가장 둥근 달이 되면
전설이 깔린 길을 따라서
달을 잡으러 가야지 하며